시작 전에: 채권은 결국 차용증입니다
채권은 정부나 기업이 돈을 빌리면서 써준 차용증입니다. 투자자는 정해진 기간 이자를 받고, 만기가 오면 원금을 돌려받습니다. 회사가 아무리 잘나가도 받는 이자가 늘지는 않습니다만, 회사가 흔들릴 때 주주보다 먼저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생깁니다.
알아야 할 숫자는 셋뿐입니다. 액면가는 만기에 돌려받는 기준 금액, 표면금리는 액면가 기준으로 약속한 이자율, 만기는 원금이 돌아오는 날짜입니다. 여기에 만기수익률(YTM)이 붙는데요, 액면가 1만원짜리를 9,500원에 담으면 이자에 더해 500원의 차익까지 챙기게 됩니다. 매수 가격까지 반영한 이 숫자가 종목 선택의 기준입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이 반대로 가는 이유
원리는 한 문장입니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 오릅니다. 연 3%를 주는 채권을 들고 있는데 새로 나온 채권이 연 5%를 준다면 아무도 3%짜리를 액면가에 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격을 깎아야 팔립니다. 이 민감도를 재는 지표가 듀레이션이고, 만기가 길수록 가격이 크게 출렁입니다.
주의 — 만기까지 보유하면 중간에 가격이 흔들려도 약속된 이자와 원금을 받습니다. 문제는 중간에 팔아야 할 때입니다. 급하게 쓸 돈을 장기채에 넣어두면 손실을 확정하고 나와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1언제 쓸 돈인지부터 못 박습니다
첫 단계는 종목 검색이 아니라 이 돈을 언제 쓸 것인지 정하는 일입니다. 3년 뒤 전세금에 보탤 돈이면 3년 언저리, 2년 뒤 차를 바꿀 자금이면 2년물을 고르는 식으로 만기와 사용 시점을 맞추면 앞에서 본 금리 위험 대부분이 사라집니다. 처음이라면 여유자금 일부만 떼어 한 종목을 만기까지 끌고 가 보시기 바랍니다.
2국채냐 회사채냐, 후보를 좁힙니다
발행 주체에 따라 성격이 갈립니다. 원칙은 하나입니다. 안전할수록 수익률은 낮고, 위험할수록 높습니다. 정부가 발행하는 국고채가 가장 안전한 대신 수익률이 낮은 편이고, 지자체·공기업이 발행하는 지방채와 특수채가 그 위에 놓입니다.
회사채로 넘어오면 편차가 커집니다. AAA부터 D까지 나뉘는 신용등급을 반드시 확인하시고, 통상 BBB등급 이상을 투자적격으로 봅니다. 같은 만기인데 수익률이 유난히 높은 종목이 눈에 띈다면, 그것은 혜택이 아니라 시장이 그 회사를 위험하게 본다는 뜻입니다. 첫 투자라면 1~3년 만기의 국채나 우량 등급 회사채 안에서 고르세요.
3증권사 앱에서 실제로 담습니다
매수 경로는 크게 셋입니다. 가장 흔한 장외 채권 매수는 증권사가 미리 사둔 채권을 개인에게 되파는 구조입니다. 앱의 채권 메뉴에서 원하는 금액만큼 담으면 끝이고 최소 금액도 낮습니다만, 제시 가격에는 마진이 포함돼 있습니다.
장내 채권 매매는 거래소에 상장된 채권을 호가를 보며 직접 사고파는 방식입니다. 수수료가 싸고 시세가 투명한 대신 거래가 뜸한 종목도 있습니다. 채권형 ETF는 소액 분산과 자유로운 매매가 장점입니다. 주문 전에 신용등급과 발행 조건, 유통 수익률을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서 대조해 보세요.
담은 다음에 챙길 것 — 세금과 위험
이자소득에는 15.4%가 원천징수되고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됩니다. 반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판 매매차익은 개인에게 비과세입니다. 그래서 표면금리가 낮고 가격이 크게 할인된 저쿠폰 채권이 고소득자에게 유리해지기도 합니다.
위험은 넷으로 정리됩니다. 금리가 오르면 평가금액이 떨어지는 금리 위험, 발행사 부도로 돈을 못 받는 신용 위험, 제값에 팔지 못하는 유동성 위험, 발행사가 먼저 갚아버리는 중도상환 위험입니다.
주의 — 채권은 예금이 아닙니다. 수익률이 미리 표시된다는 이유로 원금이 보장된다고 오해하기 쉽습니다만, 발행사가 무너지면 돌려받지 못하는 돈이 생깁니다.
한 종목을 만기까지 굴려봤다면 만기를 1년·2년·3년으로 쪼개 사다리처럼 배치하는 방식으로 넓혀갑니다. 채권이 주식만큼 큰 수익을 안겨주는 자산은 아닙니다만, 자산 전체의 출렁임을 눌러주는 역할은 확실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권은 원금이 보장되나요?
A. 발행사가 부도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면 액면가를 돌려받습니다. 다만 예금자보호 상품이 아니고, 만기 전에 팔면 시장가격으로 정산되어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Q. 표면금리와 만기수익률 중 무엇을 봐야 하나요?
A. 만기수익률입니다. 표면금리는 액면가 기준으로 약속한 이자일 뿐이고, 실제 지불한 가격까지 반영한 값이 만기수익률입니다.
Q. 개별 채권과 채권형 ETF 중 어느 쪽이 나을까요?
A. 정해진 날짜에 원금을 받고 싶다면 개별 채권, 소액 분산과 자유로운 매매가 중요하다면 ETF가 맞습니다. ETF는 만기가 없어 금리 상승기에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채권 수익률·신용등급·세제 등 세부 기준은 시장 상황과 제도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투자 전 증권사 설명서와 공식 안내로 확인하세요.